2009년 11월 27일
8월 3일, 13시 55분
_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.
저의 방학을 그리 부러워하지는 않으셔도 되어요. 저는 당신의 모습이 더 부러우니까요.
_ 11월, 20일,
어딘가 궁시렁거리고 싶은 마음은 뒤에 두고 투어에 가까운 버스 이동을 마치고,
신호등을 향해 가는 순간 어느 퀵서비스인지는 모를 아저씨가 내민 마지막 한 부의 무가지를 받아들고는
'오전에 무릎팍도사가 되어 했었던 전단지 이야기는 역시 지금도. 나는 이런 걸 잘 받아갈 법한 사람인 것 같은 걸까-' 라고 생각하다가
밑쪽의 외고 입시를 제목만 보고 횡단보도 앞에 서서 윗쪽을 보는데,
잘 다녀오시라는 딸의 뽀뽀 따위 별로 눈길을 두지 않고 한 번 더 반으로 접으려는 찰나에
눈에 들어온 그의 사진과 죽음
멀리도 있었구나 이 아이는
중학교 시절 보았던 그의 글과 그의 사진과 그의 스토리가 스쳐가면서
서로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할 뭐는 없었지만
광화문의 그 넓디넓은 한복판에서 깊이 그를, 추모했다.
어떻게
그 순간 나는 그 아저씨가 건내는 무가지를 받았고
나는 시청 앞에서 내리려던 것을 광화문에서 내리게 되었으며
사진이 보기 싫어 접어버리려던, 길을 건너고 나오는 첫 번째 쓰레기통에 그것을 버리려고 했지만
결국 신호등 바로 앞에서 그의 소식을 보게 되었는지
우리가 외국 땅에서 맺었던 소소한 인연이
10년도 더 넘은날, 한국에서도 이어진 것일지
내가 수많은 한국인들처럼 당신의 커리어를 자랑스러워하고 당신과, 당신을 아는 몇 명의 특별한 사람들과 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었기 때문일지
언젠가 어느 자리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당신과도 우리들이 그러한 것처럼 그 시절 뜨거운 여름을 나눌 수 있을까 했던 마음 때문일지
결국 그 종이뭉치는 불고기를 잘하는 밥집의 수저통 밑에 끼워두고
나는 약간 쓸쓸해졌다.
R.I.P
# by | 2009/11/27 00:05 | | 트랙백 | 덧글(0)



